황석영 전향보다 무서운 '알타이문화연합론'

흑백테레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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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 5. 14. 11:45


소설가 황석영씨가 이명박 대통령의 중앙아시아 순방에 동행했습니다. 진보적 문학가로 알려진 황석영씨가 진보진영에게 비판을 받아온 이명박 대통령을 수행한 것 자체가 이슈였습니다. 그런데 어제 말문을 열었습니다. "나는 중도주의자다. 이명박 정부도 중도실용정부다". 이에 많은 분들이 실망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습니다.


강기갑 의원은 "뉴라이트로 전향한것 아니냐"며 비판했고, 네티즌들도 "큰 틀에서 이명박 정부와 함께 하겠다"라는 황석영씨의 발언에 여러 의견들을 내놓고 있는데 대부분 실망했다는 분위기인 것 같습니다. 불과 2년전엔 새로운 정치를 하겠다며 손학규 후보를 돕는듯 하더니 이제와서는 이명박 정부와 함께 하겠다고 하니 의아한게 당연합니다.

황석영씨가 전향을 하던, 이명박 정부와 함께 하던 개인의 선택이니 어쩔수 없다고 생각합니다. 다만, 그의 창작물을 읽고 사고하고 실천했던 국민들에겐 사과해야겠지요. 황석영씨가 인터뷰에서 "해외에 나가 4년 살면서 광주사태는 우리만 있는 줄 알았는데 유럽도 다 겪었다. 영국에서는 대처 시절는 시위 군중에 발포해서 3~40명의 광부가 죽었고 불란서도 마찬가지다. 그런 것을 겪으면서 사회가 가는 것"이라고 말했듯이, 진보주의자인척 했던 사람들이 전향하는 것도 사회가 가는 일부겠지요.

하지만 이번 논란을 보면서 핵심이 빠졌다는 생각이 듭니다. 그의 발언을 두고 쌍수를 들고 환영하는 보수언론과 아연실색하는 진보진영의 논란속에서 황석영씨의 소위 '알타이 문화연합'론에 대한 이야기는 사라졌습니다. 

이 '알타이문화연합론'때문에 이번 순방도 같이 하고 이명박 대통령과도 코드가 맞는다고 말하고 있습니다. '알타이문화연합론'에 대해 황석영씨는 다음과 같이 말합니다.

"한국 자본주의가 분단된 상태로는 2만불이라는데 나는 전국민이 턱걸이하면서 허리띠 졸라매고 평화롭게 살 수 있는 한계가 2만불이라고 본다. 성장 동력이 어디서 나올 것이라고 상상할 수 없지만 거기에 몽골이 있다면 이게 가능한 꿈이다. 동몽골이 비옥하다. 한반도의 배가 되는 400만 헥타르다. 엄청난 지역을 같이 개발하자는 것이다. "

▲ 우리 주도로 정전체제의 평화체제 변화 견인
▲ 북한과의 평화조약 및 불가침 조약
▲ 군 병력의 몽골개발 투입
▲ 저탄소 녹색성장에 걸맞은 청정에너지 생산 등의 실험이 가능


말은 좋습니다. 하지만 실천 방법을 보니 가능성도 없거니와 방향도 잘못되었더군요. 삽질 정부와 코드가 맞는게 분명해 보이는 것은 '군 병력의 몽골개발 투입'입니다. 정전이 되고 평화체제가 되면 군대도 줄이고 모병제가 될텐데 군 병력을 몽골 개발에 투입할 수 있겠습니까? 아울러 군인을 이용해 개발하겠다는 것 자체가 구시대적 발상입니다.

또한 청정지역인 몽골을 가꾸고 보존해야 할텐데 개발논리로 보는 건 아닌지 우려스럽습니다.  브라질의 그 울창하던 숲이 화전밭이 되어 지구 온난화에 심각한 피해를 주고 있는데, 몽골을 어떻게 개발하자는 건지요. 더군다나 이건 남의 나라를 개발하느니 만느니 하는 것 자체도 웃긴 일입니다.  일본의 식민지 욕구가 괜히 생긴게 아닙니다. 더 큰 땅에서 자신들의 욕구를 채우기 위한 욕심에서 비롯된 것입니다. 조심해야 할 문제입니다. 즉흥적인 정책으로 추진해야 할 문제도 아니구요. 만약 일본이 이런 구상을 했다면 우리의 반응은 어땠을까요. 삽질도 수출하는 것 아닌지 모르겠습니다.

소설가면 소설 쓰는게 제일 아름답습니다. 아니면 한나라당 비례대표라도 하시던지요. 말도 안되는 호전적인 정책 구상해서 현 정부에 이용이나 당하는건지 모르겠습니다. 극좌와 극우는 통한다는 말이 있습니다. 그래서 통했나 봅니다.



** 더불어 황석영씨에게 하고 싶은말이 있다. 각종 인터뷰를 보면 그가 진보적이건 보수적인것을 떠나 '젊은놈들이 뭘 알아'라는 식으로 말하는 경향이 있는 것 같다. 국민을 계몽시키겠다는 마음이나 엘리트주의가 몸속에 베어 있는 것 같은데 자신에 대한 성찰이 더 필요해 보인다. 그의 문학적 성과와는 별개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