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원' 시사회, 슬프지만 슬프지 않은 죽음

흑백테레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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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 10. 27. 23:48

인도영화 좋아하시나요? 아마 아직은 많은분들이 인도영화에 대해서 잘 모르는 분들이 많을거라 생각됩니다. 같은 아시아이지만 인도에 대해 아는 것이 별로 없는것 같네요. 인도는 인구는 무려 6억이나 됩니다. 그 인구를 바탕으로 경제나 문화적으로 강력한 힘을 발휘하고 있는데요. 특히 영화는 헐리우드의 미국보다 1년 제작편수도 2배나 많고, 관객은 세계1위라고 하네요. 대단한 수치입니다.

인도영화는 음악이 결합된걸로 유명합니다. 내용과 전혀 상관없는 곳에서 뮤지컬 혹은 뮤직비디오 같은 장면이 튀어나오기도 하는데요. 인도 관객들이 그런 장면이 없으면 안좋아한다고 하네요. 어쨋든 저도 인도영화에 대해선 문외한입니다. 엊그제 영등포 CGV에서 인도영화를 처음 관람했습니다. 다음주 개봉을 앞두고 있는 '청원' 시사회에 다녀왔습니다. 청원은 '블랙'을 감독한 <산제이 릴라 반살리> 감독이 만든 영화입니다.


주제는 좀 딱딱한데요. 바로 우리나라에서도 민감한 문제인 '안락사'에 대한 내용입니다. 세계 최고의 마술사였던 주인공 이튼은 불의의 사고를 당해 전신마비 환자입니다. 콧등에 앉은 파리조차 제 힘으로 쫒아내지 못할 정도로 사지가 마비가 된 사람입니다. 하지만 라디오 디제이로써 많은 이들에게 희망과 감동을 주며 살아가고 있습니다. 그렇지만 정작 이튼 자신은 그렇게 생명을 연장하는 것에 대해 회의적입니다. 결국 주위 지인들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법원에 안락사를 청원한다는 것이 주된 내용입니다.

안락사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아마 대부분의 분들은 반대하실거라 생각되어 집니다. 물론 고통을 받는 환자나 그 가족들의 마음은 이해하지만 나쁜 목적에 동원될수도 있고, 일단 세상에 태어난 이상 고귀한 생명을 버릴수 없다는 의견이 우세한 것이 현실입니다. 하지만 인간으로서 큰 병에 걸려 '존엄'하지 못한 생활을 하는 것이 과연 최선의 선택인지는 우리 사회가 두고두고 토론해봐야할 문제이기도 합니다.

어쨌든 청원에서도 결국 안락사가 옳은것인지 아니면 나쁜것인지에 대한 결론은 나오지 않습니다. 그렇다고 주제가 안락사라고 해서 영화가 어둡고 찝찝한 것은 아닙니다. 자칫하면 보고나서 찝찝한 기분을 떨칠수 없는 주제인데 웃기기도 하고 슬프게도 하는 마술을 감독은 부립니다. 시사회때 여성분들은 물론이고 몇몇 남자분들도 큰 소리로 우는 모습을 보기도 했는데 슬픈 장면이 지나면 바로 행복한 장면이 나이기도 하고 주인공의 직업이 마술사답게 신비로운 장면도 나옵니다.

친구들과 이별하는 마지막 장면은 우울할수 있는 스토리인데 영화속의 주인공과 친구역활을 맡은 배우들도 그리고 그들을 바라보는 관객들도 마저 슬프지만은 않습니다. 슬픈데 슬프지 않다니 참 이상하죠. 하지만 영화를 직접 보면 이해할수 있을 것입니다. 오랜만에 참 잘만든 영화라고 생각됩니다. 연인과 또는 가족과 함께 보면 좋을 영화입니다. 다음주에 개봉하는데 강추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