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경원 의원이 서울시장이 되도 크게 나쁠건 없잖아?

흑백테레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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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 10. 5. 18:44

서울시장 재보궐 선거가 재미있게 흘러가고 있습니다. 여당은 여성 후보를 내세웠고, 이에 맞불을 놓으려 했던 제1야당은 후보를 내지 못했습니다. 대신 그자리에 시민운동가였던 박원순 후보가 차지했습니다. 개인적으로 정치를 하려면 무소속보다는 정당에 입당하거나 또는 창당해서 하는 것이 좋다는 생각을 하기에 무소속은 별로 좋지 않다는 생각이 듭니다만 기존 정치에 실망한 유권자 특히 젊은층에서 지지하는 박원순 후보가 민주당을 무릎꿇게 했다는 것은 큰 사시점을 준다고 생각합니다.

한나라당에서도 시민운동가에게 후보 자리를 내줄뻔했습니다. 하지만 이미 나경원이라는 후보가 큰 지지율을 얻고 있었고 뒤늦게 출마하려한 이석연 후보는 대중적 인지도가 낮았기 때문에 박원순 후보와 같은 기적은 없었습니다. 이제 나경원과 박원순 둘중에 과연 누가 될까 흥미롭습니다. 대한민국 수도의 시장이 여성이 된다는 것도 의미가 있고, 시민운동가 출신의 진보적(?)인 인사가 시장이 되는것도 의미가 있기 때문입니다.


일부 네티즌들이나 야당지지자들은 한나라당 출신인 나경원 후보에게 필요 이상의 비난을 퍼붓기도 하고 유언비어를 생산하기도 하고 그녀의 과거행적에 대해 비판하기도 합니다. 맞는 말도 많고 나경원 후보가 귀담아 들어야 할 내용도 많습니다. 좋은 집안에 태어나 엘리트 코스만 밟아온 그녀가 과연 서울에 사는 다수의 서민들을 위한 시장이 될수 있을까는 의문입니다만 인신공격성의 무의미한 비난은 자제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비록 제가 싫어하는 한나라당이지만 서울시장이란 중요한 자리에 여성이 되는것도 대한민국 역사에 의미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물론 나경원 의원이 시장이 되는걸 가장 바라지 않는 사람은 여성 대통령을 노리고 있는 박근혜 의원일 것입니다. 아직도 투표층이 고령자가 많고, 보수적인 대한민국에서 서울시장도 여자, 대통령도 여자를 받아들이는것을 반가워할 남자가 없다는 것이 현실일 것입니다.

때문에 나경원 의원이 서울시장이 되어 시정을 잘하던 혹은 오세훈 전 시장처럼 욕을 먹던 박근혜 의원에게 큰 실익은 없을 거라는 것이 저의 생각입니다. 어쨌든 아직도 대한민국에서 여자가 출세하기란 하늘의 별따기 같은 현실에서 서울시장에 여자가 되는 것도 크게 나쁘지 않다는 생각을 해봅니다. 여성부나 환경부 또는 복지부 장관 같은 끼워맞추기 보다는 여성 스스로 높은 자리에 오르는 것도 좋은것 아니겠습니까?

물론 제 생각에 반대하는 분들이 많을 것이라는것 알고 있습니다. 전임시장이 한나라당 출신이었고, 나경원 의원도 한나라당 출신이고 법조계에 몸담았던 경력까지 똑같습니다. 잘알고 있습니다. 그렇지만 반대로 박원순 후보가 당선된다고 한들 서민의 삶이 큰 차이가 있을까 하는 의문에서 '여자 서울시장'이란 상상을 해봤습니다.

너무 욕하진 마세요. ^^ 아직 지지 후보를 결정하지 못한, 저만의 공상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