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세훈 시장이야말로 포퓰리즘 정치인이 아닐까?

흑백테레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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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 8. 22. 11:50

'대선불출마'를 선언했다. 무릎을 꿇고 눈물을 흘렸다. 투표율이 미달되거나 반대가 많으면 시장직을 사퇴하겠다고 했다. 대한민국 수도 서울시장 오세훈이 지난주 국민 앞에서 벌인 일이다. 그는 이른바 '복지포퓰리즘'을 망국의 지름길로 지목하면서 자신의 개인적인 욕심을 버리고 서울시민에게 투표참여를 독려하고 있다. 하지만 나는 지난주 투표안내문을 받고서 당황했다. 찬성과 반대가 헷갈렸기 때문이다. 

투표문안을 보면 아래와 같다.

 1) 소득하위 50%를 대상으로 2014년까지 단계적으로 무상급식을 실시하는 안
 2) 소득구분 없이 모든 학생을 대상으로 초등학생(2011년), 중등학생(2012년)에서 전면적으로 무상급식을 실시하는 안

이 둘중에 하나를 고르라는 것이다. 과연 이 둘중에 하나 고르라고 수백억을 들여서 주민투표를 해야 하나?라는 생각이 들었다. 복지포퓰리즘은 망국이라며 서슴치않고 말하는 것과는 달리 내게는 투표 사안이 그리 중요해보이지 않았기 때문이다. 반대하는 측도 어쨌든 무상급식을 하자는 것 아닌가? 전체 무상급식을 하던 50%만 하던 큰 금액 차이는 안드는것으로 알고 있다.

서울시민을 편가르는 주민투표를 왜 해야 하나 의문이다. 더군다나 한나라당 내에서도 오세훈 시장의 행보에 불만을 터트리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언론보도를 보면 '정책'투표에 시장직을 걸겠다는 오세훈 시장에 대해서 비난을 하고 있다고 한다. 내년 총선에서 위기에 휩싸인 한나라당으로썬 돌출행동을 하는 오세훈 시장이 곱게만 보이지는 않을 것이다.

서울시민이 아닌 사람에게도 무작위로 배포된 투표참여 문자메세지

대선불출마에 시장직 사퇴. 그리고 기자회견에서 무릎을 꿇고 눈물을 흘리기까지. 포퓰리즘을 조장하는 세력은 바로 오세훈 시장이라고 생각한다. 그는 대선불출마와 시장직 사퇴라는 어찌보면 모든것을 포기하면서까지 복지포퓰리즘 세력에 맞서는것 처럼 보이지만 이는 반대로 그가 이번 주민투표에서 승리했을때 자신의 정치적 욕심을 극대화하겠다는 심산인 것이다.

박근혜 이외에 이렇다할 대선 후보가 나타나지 않는 한나라당에서 주민투표에서 승리한 오세훈은 박근혜 대항마로써 큰 힘을 얻게 될 것이기 때문이다. 자신감을 가진 오세훈은 '대선불출마'를 언제든지 번복할 수 있을 것이다. 그만큼 이번 주민투표는 무상급식이냐 아니냐라기보다는 정치적인 목적이 들어간 투표이다. 이미 무상급식은 전국적인 대세이다. 많은 시도에서 무상급식을 하고 있거나 추진하고 있는 실정에서 유독 서울만 정치적 합의를 이루지 못하고 경제적 사회적 손실을 해가면서 주민투표를 하고 있다.

서울시정을 이끌어가는 서울시장이라면. 그리고 시의회에 구청장을 야당에서 내주면서도 유독 서울시장 자리만은 오세훈에게 내준 서울시민을 생각해서라면 주민투표까지 가지 않고 시의회 그리고 서울시교육청과 정치적인 합의를 했어야 마땅하다. 오세훈 시장은 자신을 뽑아준 시민들을 위해 주민투표를 한다고 했는데 잘못된 생각이다. 무상급식이냐 아니냐는 서울시의회에서 시의원들이 그리고 여의도에서 국회의원들이 정치적으로 싸워야 마땅한 사안이다. 주민투표를 했어야 한다면 막대한 서울시 예산이 들어가는 디자인 서울사업이나 한강르네상스 사업을 시민들에게 의견을 물었어야 하는것 아닌가?

포퓰리즘의 사전적 의미는 '정책의 현실성이나 가치판단, 옳고 그름 등 본래의 목적을 외면하고 일반 대중의 인기에만 영합하여 목적을 달성하려는 정치행태를' 말한다. 오세훈 시장이야말로 무상급식이라는 본래의 목적을 외면하고 자신의 정치적 인기에 영합해 활동하는 정치행태를 보이고 있는건 아닌지 되돌아봐야 할 것이다. 어쨋든 주민투표일은 다가오고 오세훈 시장의 앞날도 이틀후면 정해진다. 복지포퓰리즘을 비난하는 오세훈 시장의 포퓰리즘이 어떤 심판을 받을지 궁금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