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운찬 국무총리 내정으로 충청 민심 가라 앉을까?

흑백테레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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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 9. 3. 18:48


정운찬 총리 카드로 들끊는 충청 민심을 잠재울 수 있을까?

MB정부의 새로운 국무총리로 정운찬 전 서울대 총장이 내정되었다. 정운찬 전 총장이 국무총리로 내정되었단 소식을 들었을때 약간은 의외였다. 두가지 이유인데 한가지는 다들 알다시피 정운찬은 지난 대선에서 이명박을 꺽기 위한 인물로 야당의 후보로 오르락 내리락 하던 후보군의 하나였기 때문이다.


결국 대선출마는 하지 안했지만 어쨌든 야당의 대선후보로까지 거론되던 인물이 이명박 정부의 국무총리로 내정되었다는 것은 이명박 정부가 정말 중도실용인지 행정중심복합도시 건설문제와 심대평 의원의 탈당으로 성난 충청 민심을 달래기위한 것으로 보인다. 줏대가 없는건지 정말 나라와 민족을 먼저 생각하는 실용적인 것인지 모르겠다.

두번째는 얼마전까지 유력 총리 후보로 거론되던 심대평 의원과 고향이 충남 공주시로 같다는 점이다. 고향이 무엇이 중요하느냐고 반문할 수 있겠지만 정운찬이 국무총리가 되었다는 것은 세종시와 심대평 의원 문제로 들끓던 충청 민심을 한방에 잠재울 수 있는 선택이기 때문이다. 심대평 의원의 탈당과 세종시 문제는 수면 아래로 가라앉을 가능성이 크다.

지금 충남은 세종시법 원안통과를 못하겠다는 이명박 대통령의 발언과 심대평 의원의 탈당과 지방 정치인들의 연쇄 탈당으로 이명박 정부에 대한 민심이 좋지 않다. 하지만 이명박 정부와 한나라당이 그간 민심회복과 호남 진출의 교두보로 삼기 위해 충청 민심을 잡기 위해 노력했다는 것은 모두가 알고 있는 사실이다.

이명박 정부로서는 심대평 의원의 탈당과 세종시 건설에 대한 비난을 잠재울 수 있는 카드로 정운찬을 선택했다. 충청권은 현재 이렇다할 맹주가 없는 곳이다. 특별히 지지율이 높은 정당은 없지만 내년 지방선거에서 승리하기 위해선 꼭 필요한 지역이다. 이명박 정부로써는 충청권의 성난 민심을 그대로 내버려 두기는 어려웠을 것이다.

하지만 정운찬이 국무총리가 된다고 이명박 정부의 세종시 건설에 대한 관점이 바뀌지 않는다고 생각한다. 정운찬 전 총장은 독이 든 잔을 든 것이나 마찬가지이다. 새로운 인물이 필요해 발탁이 되었지만 그렇다고 그가 이명박 정부의 총체적 난국을 헤쳐나가기란 역부족이란 생각이 든다. 아울러 충청권의 최대 관심사항인 세종시 관련 문제도 풀기 쉽지 않을 것이다.

고향인 충남 공주와 주위 지역들의 민심이 단기간동안 좋아질 수는 있지만 이는 정운찬 총리 내정자에 대한 지지이지 이명박 정부에 대한 지지는 아닐 것이다. 더군다나 정운찬 전 총장이 국무총리가 되고서도 충청권에 대한 정책들이 전과 같다면 내년 지방선거에서 충청권의 민심은 어떤식으로든 더욱 폭발할 가능성이 크다.

심대평 의원은 앞으로 새로운 창당을 할것인지 한나라당과 연대를 할 것인지에 대해 말을 아끼고 있다. 정운찬 전 총리의 내정에 심대평 의원의 모종의 역할이 있었을거란 추측도 해본다.[각주:1]충청 민심을 볼모로 자기 정치 세력을 키우는 모습이나 보수정당들의 정치싸움 사이에서 줄타기를 하는 충청 민심을 보면서 한국 정치의 갈길이 멀다는 생각만 들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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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자신은 자유선진당에서 발을 빼고 대신 같은 고향출신인 정운찬을 총리로 내정시켰을수도 있다. [본문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