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8만원세대인 당신, 초식남은 아닙니까?

흑백테레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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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 7. 12. 01:31


Close-up of a reindeer crossing sign, Norway

초식남
초식남을 아십니까? 오늘  SBS의 '그것을 알고 싶다'를 보니 요즘 사회적 이슈인 초식남에 관한 이야기를 다루더군요. 초식남에 대해 아시는 분도 많이 계시겠지만 모르는 분들을 위해 설명을 하자면 아래와 같습니다.

초식남(草食男) 또는 초식계 남자(일본어: 草食系男子(そうしょくけいだんし))는 일본의 여성 칼럼니스트 후카사와 마키(深澤真紀)가 명명한 용어로서, 기존의 '남성다움'(육식적)을 강하게 어필하지 않으면서도, 주로 자신의 취미활동에 적극적이나 이성과의 연애에는 소극적인 동성애자와는 차별된 남성을 일컫는다.

 
채식을 해서 초식남이 아닙니다. 초식남은 쉽게 말해 전통적인 남성다움보다는 여성성을 즐기고 결혼과 성공보다는 자신의 취미를 즐기고 성관계 없는 연애를 즈즐기는 등의 새로운 남성을 말하는 것입니다. 일본에서 만들어진 말이지만 요즘 한국에서도 화장을 하는 남자들이 늘어나고 결혼해서 가정을 꾸리기보다는 자신 개인적인 성취와 취미를 가지는 젊은층이 많다고 합니다.

프로그램을 보면서 생각을 해보니 초식남이 개인적인 문제는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우리 사회가 남자들을 초식남으로 만들진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전통적인 우리 아버지들은 자신을 희생하면서 자신의 행복보다는 가족의 행복을 우선했죠. 하지만 그걸 보고 자라온 요즘 젊은 남성들은 어쩌면 불쌍한 아버지처럼 살기를 거부하고 남자로써의 행복을 추구하는 것 같습니다.

이런 경향은 전통 사회의 붕괴와 어려워진 경제가 한몫했다고 생각합니다. 경제가 어려워지면서 예전엔 결혼 적령기였던 20대 후반에 대학을 졸업하고 취직을 해서 가정을 꾸리기가 쉽지 않아졌습니다. 88만세대라는 말이 있듯이 비정규직으로 취직해 자신도 먹고 살기 힘든 돈으로 가정을 꾸리는 용기를 내기는 쉽지 않습니다.

정부에서는 출산율 저하때문에 국가의 미래가 걱정된다며 각종 출산 장려 정책을 펴고 있지만 쥐꼬리만한 혜택으로 경제적인 부담을 해결하기는 어려워 보입니다. 정부에서는 애를 낳으라고 티도 안나는 출산혜택을 내놓고 있지만 정작 피임은 국가에서 시키는 것이나 마찬가지입니다. 남성들은 점점 자신감(?)을 잃어가고 자신의 취미활동을 즐기는 오덕후가 되거나 외모에 많은 관심을 가지게 되는 것입니다.

전통 남성사회의 붕괴와 경제 어려움이 합쳐져 태어난 초식남. 초식남이 나쁜 것은 아니지만 사회적으로 관심을 가져야 하는 이슈인 것은 분명합니다. 늘어나는 초식남이 앞으로 우리 사회에 어떤 영향을 끼칠지 모르겠지만 초식남들이 늘어나는 것은 우리나라가 경제적으로 사회적으로 건강하지 않은 것 같습니다.

일본의 장기불황으로 생겨난 초식남. 이젠 대한해협을 건너 한반도에까지 왔습니다. 대한민국의 젊은 남성들이 자신감을 가지고 살아갈 수 있도록 사회적인 대책이 필요하지 않을까요? 88만원세대에 비정규직, 인턴에 어찌 초식남이 안될 수 있을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