섣부른 공주시와 세종시의 통합 주장

흑백테레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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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 2. 15. 23:15

작년 세종시가 정식으로 출범했다. 노무현 대통령 시절 신행정수도로 계획되었다가 위헌 판결을 받아 세종시로 바뀌어 우여곡절 끝에 출범한 것이다. 하지만 아직도 세종시의 정상건설은 넘어야 할 산이 많다. 지난해 말 국무총리실과 일부 정부부처가 이전을 했고 앞으로도 나머지 정부부처와 관계 기관들이 옮겨갈 예정이다. 그러나 현재도 세종시는 공사중이다. 제대로된 상가와 주거시설 및 학교가 부족해 완전한 세종시는 아직 멀기만 하다.

 

그러는 사이 세종시와 땅과 인구를 넘겨준 공주시는 세종시와 통합을 주장하고 있다. 물론 일부 정치인과 시민단체들의 주장이긴 하지만 끊임없이 통합 여론을 만들고 있다. 그들은 세종시 출범에 공주시가 많은 역할을 했는데 돌아온 이익은 없고 피해만 당했다며 세종시와의 통합으로 공주시도 함께 발전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물론 세종시 출범으로 인해 안그래도 힘겨운 공주시의 재정은 더욱 어려워졌다. 하지만 그것을 세종시와 통합을 한다고 해서 한번에 해결될 일인가? 개인적으로 나는 아니라고 생각한다. 세종시와의 통합으로 얻는것보다는 잃을 것이 더욱 많을 것이다.

 

첫째, 세종시의 주변도시로서 공주시의 공동화가 더욱 가속화 될 것이다. 예산은 한정되어 있다. 설사 공주시가 세종시의 일원이 된다 해도 정부청사 정비에 힘쓸 지금 공주시까지 발전을 기대하는 것은 무리일 것이다.

 

둘째, 세종시와 통합하면 경제가 살아날까? 일부 상인들은 세종시 출범으로 공주시 경제가 더욱 어려워졌다고 주장하고 있다. 맞는 말이기도 하고 아니기도 하다. 젊은 사람들이 대거 세종시로 이주하면서 경제인구가 줄어든 이유가 있긴 하지만 대한민국 서민경제가 어려워서 그럴수도 있다. 이 부분은 유관기관에서 정확히 통계를 내어 연구해볼 문제일 것이다.

 

셋째. 통합은 가능한가? 전국에서 지자체가 통합한 사례가 없진 않다. 하지만 성공했을까? 그렇지 않은 경우가 더 많다. 소지역주의와 지역격차로 인해 오히려 갈등이 심화되고 있는 사례들이 더 많다. 최근 문제가 되고 있는 마창진 통합만 보더라도 인의적이고 서둘러서 한 통합은 시너지 효과보다는 갈등만 초래하고 있다.

 

더군다나 공주시와 세종시는 급이 다르다. 세종시는 광역자치단체이고, 공주시는 기초자치단체이다. 충남도가 공주시를 내줄리도 없고, 세종시도 자신들의 이익도 챙기기 힘든 상황에서 공주시를 받아줄리 만무하다. 때문에 아무런 근거도 없이 짝사랑하듯이 무조건 통합만 주장하는 것은 잘못되었다.

 

통합을 하면 잃을 것은 무엇이고 얻을 것은 무엇인지 따져봐야 한다. 세종시 건설도 정상궤도에 오르지 못한 현재 통합을 외친다면 설득력이 있을까? 자신들의 이익을 위해 일부 정치인들이 시민들을 선동하고 있지만 이 문제는 단기간에 해결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니다.

 

또한 공주는 보통 행정구역이 아니다. 백제의 수도였고 충남의 도청소재지였던 곳이다. 역사와 전통을 가진 곳이 세종시의 자치구로 전락하는 것, 결코 쉽게 말할수 없는 부분이다.

 

지금 공주시민들이 주장해야 할 것은 통합이 아니라 어떻게 하면 세종시와 상생발전 할 것인지와 공주의 역사와 전통을 특화시켜 발전할 수 있을까를 고민해야 할 시점이다. 그것이 공주시가 장기적으로 세종시와 대전시의 틈새에서 공동화되지 않고 살아남을수 있는 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