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의 어린이 여러분 행복하나요?

흑백테레비

·

2009. 5. 5. 04:01


5월 5일 어린이날입니다. 어린이날은
어린이의 인격을 소중히 여기고 어린이의 행복을 도모하기 위해 제정한 기념일입니다. 제가 어릴때만 해도 어린이들은 정말 행복했습니다. 뒷동산으론 사슴벌레 잡으러 다니고, 앞의 냇가엔 송사리를 잡으러 다녔죠. 학교에선 수업이 끝나고 오징어나 뼈다귀같은 놀이와 동네야구를 하느라 시간가는줄 몰랐습니다.

물론 그때도 학원엘 다녔지만 피아노나 속셈, 컴퓨터 등 하나정도 다니는 것이 보통이었습니다. 하지만 요즘은 오후에 아파트 놀이터를 보면 뛰어노는 아이들이 하나도 없습니다. 그 많던 아이들은 다들 어디로 갔을까요? 부모의 욕심과 나라 교육정책의 오류로 한창 뛰어놀 아이들은 죄다 학원으로 갔습니다.

1923년 방정환 선생 중심으로 생긴 어린이날은 90년이 다 되어 갑니다. 하지만 식민지 시절의 어린이보다 지금 어린이들은 과연 행복해졌을까요? 2009년 대한민국의 아이들은 행복할까요? 물질적으론 행복해졌지만 정신적으론 글쎄요. 그렇다고 모든 어린이들이 물질적으로 풍족해진 것도 아닙니다.

아프리카에서나 볼듯한 굶는 어린이들. 이 결식 아동이 경제위기를 틈타 늘어나고 있답니다. 세계 경제 10위를 자랑하고 유엔사무총장까지 배출했지만 밥을 굶는 어린이들이 우리 주위에 아직도 있다고 합니다. 북한도 아프라카도 아니지만 어른들과 사회의 무관심으로 한창 먹어야 할 어린이들이 굶고 있습니다.

매맞는 어린이들도 많습니다. 어린이들을 부모의 소유로 보는 한국사회의 전통때문에 우리 아이들의 인격이 보호받지 못하고 있습니다. 가정폭력도 폭력입니다. 더 이상 가정폭력이 인권의 사각지대로 남지 않았으면 합니다. 강호순 같은 사이코패스가 다시 생겨나지 않도록 하기 위해서도 어린시절의 폭력은 사라져야 합니다.

국제결혼이 많아지면서 한국에도 다문화 가정이 꽤 많이 늘었습니다. 특히 농촌에 가면 많이 흔히 볼 수 있을 정도입니다. 늘어가는 다문화 가정, 그 안에서도 혼혈 어린이들에 대한 교육과 복지 대책은 아직까진 사회적인 관심이 적습니다. 친구들의 따돌림과 부족한 가정교육, 그리고 낮은 사회인식으로 인해 혼혈 어린이들은 외면 받고 있습니다. 청와대 어린이날 행사에도 혼혈 어린이들도 참석했으면 좋겠습니다. 

그리고 대한민국에서 늘 문제가 되는 교육문제. 이 문제가 요즘 어린이들을 한창 괴롭히는 주범입니다. 아침부터 저녁까지 어린이들을 괴롭힙니다. 공교육부터 사교육까지 어린이들에게 더 좋은 학교와 미래를 위해 주입식 교육을 시키고 있습니다. 한국 교육열이 높기로 유명합니다. 하지만 세계교육 1위는 핀란드입니다. 수학공식 외우고, 몰입식 영어교육한다고 명품교육이 저절로 되는 것은 아닙니다.  

요즘 20대를 주체성도 없고 사회문제에 관심도 없다고 말들이 많습니다. 하지만 그것이 20대만의 문제일까요? 그렇게 만든 것은 교육과 기성세대라고 생각합니다. 어릴때부터 창의력 없는 주입교육과 성공과 돈만 많이 벌면 된다라는 사회 의식이 지금의 20대를 만든 것이죠. 

어린이날 정말 축하해야 할 날인데 오늘만은 뛰어 놀아야 할 날인데 씁쓸하기만 합니다. 이번주 개그콘서트의 독한것들이란 코너를 보니 어린이날에 관련한 개그를 하더군요. 그 개그를 보면서 처음엔 요즘 아이들의 영악함에 대해 씁쓸하다가 나중엔 이게 현실이구나 생각이 들었습니다.

"너희들 어린이날에 엄마한테 놀이동산 가자고 떼쓸꺼야. 그날 집나가면 개고생이다. 자유이용권 끊어넣고 범퍼카 하나밖에 못타.! 그러니까 엄마한테 이렇게 합의봐. 엄마! 엄마도 솔직히 가기 싫으시죠? 그러니까 왔다갔다 경비빼고 그리고 내가 나가면 좀 먹어요? 식대랑 기타경비빼서 10만원만 주세요. 아. 저도 수중에 돈이 있어야 카네이션이라도 하나 달아드리죠."

어린이날, 오늘이라도 뛰어놀으렴이 아니라 1년 365일 마음놓고 뛰어놀수 있는 대한민국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